2007. 6. 1. 20:40

행복을 꿈꾸는 일벌레/워커홀릭(work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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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벌레
.. 워커홀릭(workaholic)

다 알고 계시겠지만, 워커홀릭, 즉 일중독증이란

1980년대 초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로, 일중독증 자체는 정신과적인 병명은 아니다.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은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고, 외로움을 느끼며, 자신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보통 1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며, 독일의 신경정신과 의사인 P.베르거는 이 증세를 3단계로 구분하였다. 제1단계는 퇴근 후 집에 와서도 일하는 사람, 제2단계는 자신이 일에 중독된 사실을 알게 되어 여가나 취미활동 등을 하는 사람, 제3단계는 어떠한 일이든 가리지 않고 하며, 건강은 생각하지 않고 휴일이나 밤에도 일만 하는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지난 달말 일벌레들이 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서, '그래. 그렇겠지'하면서 별 거부감없이 인정하게 됐다. 언제부턴가 나도 일벌레에 속했다는 걸 알고 있었던 터였다.

<23일 USA투데이 보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소득이 상위 6%에 속하는 고소득 계층 15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는 일주일에 50시간가량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35%는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하고 있으며 80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도 10%에달했다.

출퇴근 시간을 한 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주당 60시간 일하려면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9시에 퇴근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9시에 출근에 평균 8~10시에 퇴근한다. 이번주는 모두 10시 이후에 퇴근했다. 일찍 들어가겠다고 작정한 날도 일단 사무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면 쏟아져있는 이메일을 확인하랴, 응답하랴, 밀린 이들이 '저기요~'하고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반응하다 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레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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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서점에 들렀다가 갑자기 내 눈을 잡아끄는 책이 있어 손을 뻗었는데.. 그 책의 제목이 <워커홀릭>이었다. 쇼퍼홀릭을 지은 소피 킨셀라가 지은 소설책이었는데, 원래 자주 읽지 않는 부류의 책이라 망설이다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 책을 펼쳐 한두 장 읽다가 그만 그책을 사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몇 시간만에 독파. 2권은 구입하지 않았다가 궁금해서 혼났다.

사만다라는 변호사가 주인공이었는데, 초반부 그녀가 처한 상황이 내 상황과 어찌나 비슷하던지.. 난 그만 내 자신이 일벌레/워커홀릭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애지중지했던 물건 가운데, 휴대폰과 블랙베리가 나오는데.. 나는 그 블랙베리가 너무나 갖고 싶어서 몇날 몇일을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찾아헤맸으니 말이다.

아무튼 책을 접을 때쯤에는 삶과 일의 균형이라는 화두를 던져주고서 사랑스럽게 막을 내리고 있었다.

김 호 코치님도 종종 Work & life balance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셨던 터라, 나도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다. 때로는 머리를 쓰는 일이 아니라 가끔은 몸을 쓰는 일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미국에서 두 달 체류하면서 일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곳 대학생들이 그렇듯이 스키 리조트에서 몸을 쓰는 일을 해본 적이 있다. 철저히 주 5일제를 지키고 O/T가 거의없는 그 곳에서 주급을 받고 만 이틀을 온전히 쉬면서 나는 책 <워커홀릭>의 사만타가 그랬던 것처럼 혈색이 돌고, 살집이 붙으면서 건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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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돌아오면 가족은 없지만, 홈스테이 하는 쉐리 아줌마와 짐 아저씨와 함께 애플파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마마즈앤파파스(The Mamas & the Papas)의 먼데이 먼데이(Monday Monday)를 흥얼거리면서 얘기꽃을 피우곤 했다.

가끔은 평화롭고 모든 것이 느리게 가던 그 때가 그립다. 어떻게 살아도 80~100년인 한 평생, 왜 한국이라는 땅에서는 이렇게도 빨리빨리 하면서 나를 소비시키면서 사는지..


2005년도 7월 / 제니생각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더라

과거에 발목 잡혀 있는 동안
내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현재 속에도

행복은 재잘거리면서 내 주위를 돌았더라

잡으려고 달려가는 내 등 뒤에서
내가 뭘 하나 쳐다 보고 있더라

그저 가만히 서 있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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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는데

야속하게도 좇아 달리는 동안
나는 행복을 느낄 새도 없었더라

시간이 흐른다
화살과 같이... 강물과 같이..

다시 되돌릴 수 없어 안타깝지만
이젠 좇아가다가 허비할 수 없잖아

느리게 걸으련다

걸어도 뛰어도 똑같이 가는 시간
꽃 냄새도 맡고 행복도 느끼면서
그렇게 천천히 걸어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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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정아 2007.06.01 22:28 address edit & del reply

    과장님께서 친절히 메일로 블로그 내용을 참고하라고 알려주신 이후로 가끔씩 와서 과장님 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지만 참 생각이 깊으신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주신 과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제대로 된 블로그를 통해서 인사드리고 싶었지만 먼저 댓글을 달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기고 인사드립니다.

    위의 해골그림은 좀 끔찍하지만^^;적당한 홀릭은 그만큼 무언가에 passion이 있다는 뜻이니까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것 같아요. 적어도 제게 제니과장님은 일에대한 직관과 통찰력이 뛰어난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보이는걸요^^

    처음 뵈었던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주..이제 한달이 다 되었네요. 그동안 실수 (많았죠^^;)연발인 적도 있었지만 지적과 조언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과장님...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대로된 블로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게 과장님 블로그를 접하고 나서였어요. 회사에서는 업무로 바쁘니까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과장님과 소통하고 배움을 얻고 싶어서요.

    과장님한테는 제가 인포팀이라는 한 가지에 난 새싹에 불과하지만 제게 과장님은 성장할 수 있는 모태가 된 큰 뿌리랍니다. 위에도 말씀드렸지만 항상 그점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참 그리고 점심식사하면서 말씀해주신 도움되는 책리스트를 알고 싶습니다. 사실 메일로 물어야 하나 생각해봤는데 다른 소통의 채널보다 블로그를 통하는 것이 더 다이렉트할것 같아서 이곳에 물어봅니다.^^;

    그럼 편안한 저녁 보내시고요. 즐건 주말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juejenny.tistory.com/3 BlogIcon 至柔제니 2007.06.02 16:36 address edit & del

      정아씨, 이리도 긴 댓글을 달아주다니.. 고마워요.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줄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닌데, 아마도 정아씨가 준비된 사람이어서 동기를 부여한 것만으로도 스스로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맞아요. 무언가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죠. 긍정적인 에너지이고,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주지요.

      제가 글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일벌레가 되어 중요한 것의 주체가 변하는 것을 경계하는 삶, 즉 꽃냄새도 맡아가면서 열심히 놀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범벅이 된 삶이 아닌 일만 바라보고 껍데기만 남아버린 삶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거예요.

      블로그로 소통을 시작한 건 좋은 움직임 같아요. 아직은 새싹이지만, 벌써 자라기 시작하고 있으니까 곧 뿌리도 내리고 쑥쑥 자라서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아름드리 나무가 되길 바랄께요.

      책 리스트는 월요일에 사무실에서 드릴께요.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반정아 2007.06.03 11:34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새싹이 자랄 수 있도록 많은 배움과 조언 구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도 곧 블로그를 오픈해야겠서요. 음...정말 일벌레가 되어 중요한 것의 주체가 변하면 안되겠지요. 무엇이든 중도를 지키는게 중요하니까요. 그말에 공감합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푹 쉬시고..꽃냄새도 맡고 상쾌한 공기와 햇살을 즐길 수있는 하루 되시길 바래요.^^ 그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www.designlog.org BlogIcon 김현욱(a.k.a. maru) 2007.06.02 09: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니님이 과장님이셨군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워커홀릭! 일중독증 아마도 마루는 이미 워커홀릭인가 봅니다.
    생존본능이랄까요? 아니면 성취욕의 과다라고 할까요. 제 경우는 일주일에 90시간이 넘는 일을 처리하고 있으니 걱정입니다.
    여유로운 삶을 누리면서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가져와야 할 나인데도 불구하고 늘 분주한 일상에 자신을 돌 볼 시간이 부족한 듯 합니다. 제니님의 글을 보면서 자신의 업무환경을 되돌아 보는 계기를 가지게 됩니다.

    • Favicon of http://juejenny.tistory.com/3 BlogIcon 至柔제니 2007.06.02 16:29 address edit & del

      마루님, 90시간이 넘는 시간을 일하고 계시군요. ^^;;
      워커홀릭이시네요. 조금은 걱정하셔야 할 듯..
      현재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이 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난 이후에 알찬 속을 가지기 위해 잠깐씩 쉬어가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3. Favicon of https://ddmode.tistory.com BlogIcon dreamermaria 2007.06.07 21: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수업시간에 영어로 블로깅을 하는데, 아직 올린 글도 별로 없고. 이제 영어블로깅도 차근차근 시작중입니다- 역시나 새로운 자극을 받는 군요, 하지만 서울에서와는 다른 환경인지라 조금은 다르게 저에게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 와서 생각하는 것들은 많은데,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에는 조금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 같아 나름 생각의 정제과정을 거친다고나 할까요.
    아참, 얼마전에 Pharmacy에서 바이진을 발견했답니다:) 반가워서 사진을 찍어 두었어요- 혹시 필요하시다면 이메일로 보내드릴게요-

    선배님, 일 때문에 몸과 영이 지칠땐, 무엇보다 말씀이 안에서부터 시작되는 힘의 원천을 회복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 바쁜 가운데서도 그 분과의 관계의 끈으로 늘 회복된 하루하루를 살아가시길 바래요-

    • Favicon of http://juejenny.tistory.com/3 BlogIcon 至柔제니 2007.06.08 09:16 address edit & del

      선주야, 잘 지내는지.. 다른 환경에 적응하면서 조금은 설레고 힘이 나기도 할 것 같아. 지금의 마음을 잘 유지하면서 하루하루 보냈으면 해. 잘 하고 있을 거라 믿는다.

      블로그에 글은 주말에 봐야겠다. 오늘은 행사가 있어서 조금 마음이 분주하거든.

      바이진 사진은 보내주면 좋을 것 같애. ^^ 아니면 직접 타운에 올려주어도 좋을 것 같구.

      오늘은 <내려놓음>이라는 책을 다 읽었는데, 온전한 순종이 가져오는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어. 선주도 그와 같은 삶 살았으면 좋겠어. ^^

  4. Favicon of http://www.hohkim.com BlogIcon 김호 2007.06.13 16:32 address edit & del reply

    워커홀릭 제니! 집에 일찍 들어간다...라고 마음먹는 것보다는, 나는 매일 퇴근 후에 ...을 할 것이다.라고 마음먹는 것이 워커홀릭을 치료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전 지금 부산에서 정말로 게으르게 지내고 있다우...:) from ex-workaholic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7.06.14 15:58 신고 address edit & del

      ㅋㅋㅋ 게으르게 지내고 있다는 말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에요. 저도 게으르게 지내고 싶어요. ^^

      워커홀릭.. 제가 치료받을만한 수준일까요? 음... '퇴근 후에 운동을 할 것이다'로 마음을 먹어야겠어요. 마음 먹은지 좀 됐는데, 잘 안되고 있거든요. ^^

  5. 2007.06.21 17:3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7.06.22 17:59 신고 address edit & del

      메일 확인했습니다. 좋은 공연에 초대 감사합니다. :)

  6. Favicon of https://keen-knife.tistory.com BlogIcon 킨나이프 2007.11.06 11: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성공이 꼭 행복을 뜻하진 않죠. 맞아요.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7.11.06 13:39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감질거품님.. 저도 오랜만에 글을 다시 읽으니 또 다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