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22. 11:00

젊은이들이여, 야성을 잃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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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들에게 야성을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전 아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이 '야성'이라는 단어에 꽂혔습니다. 요즘 세대와 구분하기에는 저는 아직도 이십 대라고 살짝 우겨봅니다만, 그래도 뭔가 그들과 조금 다른 점이 '야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야성'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자연 또는 본능 그대로의 거친 성질이라고 합니다.

A군은 무역회사에서 일합니다. 살다보면 이런저런 실수도 하게 마련이고, 때로는 그 실수를 만회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 사력을 다해 일하기도 합니다. 어느 회식자리에서 A군은 본인의 의지로 모든 직원들이 듣는 곳에서 사장님과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눕니다.

A군: "제가 한 번 더 이런 실수를 하면, 그 때는 사표를 쓰겠습니다"
사장: "어차피 실수를 피할 수는 없을 터, 그때까지 기다릴 거 없이 당장 사표를 써라"
A군: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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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개그도 아니고, '네, 알겠습니다' 한마디로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이후 어떻게 되었냐구요? A군은 술김인지 알 수 없지만, 회식을 마치고 사무실로 와서 짐을 싸가지고 나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다시 들고 들어왔지만 말입니다.

A군의 반응이 호기롭게 느껴지신다면, 당신은 이미 야성을 잃었습니다.

A군은 왜 자신의 입으로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던 사표를 쓰겠다는 얘기를 했을까요? 사장이 의도하고자 한 바는 뭐였을까요?

열 길 사람 속을 알 수는 없지만, 제 소견으로... A군은 뭔가 극단의 조치를 취해서라도 다른 직원들과 사장님 앞에서 의지를 다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사장은 어땠을까요? 함께 일하는 직원이 비록 큰 실수를 했다고는 하나 그런 일에 사표 운운하는 것이 좋게 보였을리 없습니다. 이 녀석 배포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고자 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사장님이 쫓아내셔도 저는 절대 안나갑니다'라면서 사장님께 더 기댈 수 있는 수를 두신게 아니었을까 하고 넘겨짚어 봅니다.
어쨌거나 A군이 했던 행동을 보면 사장님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배포가 적었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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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공부하던 시절에 전과의 앞이나 뒷 부분의 안쪽 표지에 보면, '소년이여! 야망을 품으라(Boys, be ambitious!)'는 문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야망이라는 국어 단어가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어서, 또 제가 소녀(girl)인 관계로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문구입니다만, 그래도 시야가 100m쯤은 넓어지는 느낌이 드는 문구였습니다.

야성이라는 단어가 주로 동물에 빗대어 많이 사용됩니다. 야성을 잃는다는 것은 길들여진다는 것. 현실에 순응하며, 이 정도쯤에서 만족해야지 하고 주저앉는 것은 아닐까요?

 

저는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야성은 살아있습니까?"


P.S.) 오늘 밤 저는 날개와 발톱을 손질하고 날아오를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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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news2.co.kr BlogIcon 데이빗 2007.10.12 12:51 address edit & del reply

    와. 멋진 생각이네요.
    야성은 몸으로 실천해야 멋있는 거 같습니다.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위에 나온 A군은 야성은 없고 객기만 있는 친구 같군요.
    그리고 어떤 단어에 꼳힌다는 것도, 야성이 살아있다는 증거 같구요...

    • Favicon of http://juejenny.tistory.com/3 BlogIcon 至柔제니 2007.10.15 09:16 address edit & del

      데이빗님, 동감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입술의 고백보다 몸의 실천이 훨씬 멋이 있지요. 야성을 충전하고 이번 한 주도 힘차게 사시길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