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11. 11:49

좌석버스에 좌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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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 거주한지 만 10년이 되어간다. 좌석버스와 뗄 수 없는 인연이 지속되고 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길에 타게 되는 좌석버스. 일반버스보다 가격이 약 2배 가량 높아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만, 매번 좌석에 앉아 편안히 오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아침 출근시간이면 대개 꽤 많은 사람들이 통로에 서서 가곤 한다. 똑같이 요금을 지불했는데도 말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일부 승객들 중에는 어떻게든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서 타기 전에 '좌석있어요?'라고 기사님께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기사님들 중에는 좌석이 없으면 손사레를 치면서 버스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지나치거나 정차를 하더라도 문을 열자 마자 '좌석 없어요'하고 일종의 알림 후에 '그래도 타겠다면 타시오'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곤 한다. 그럴때면 일일이 버스를 세워 묻는 승객도 버스 정류장에 설 때마다 손사레를 치면서 좌석없다고 알리는 멘트를 하는 기사님도 안됐기는 매 한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번쩍 떠오른 아이디어. 내게는 현실화 할 힘이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또 현실화할 수 있는 사람들의 귀에까지 이 소식이 들어가면 언젠가 머지 않은 미래에 현실화 되리라 하고 슬쩍 바래본다.

(제안 하나) 버스 앞면과 옆면에 전광판을 설치해서 앉을 좌석이 없어지면 기사님이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으로 전광판에 '만석' 표시등이 뜨도록 하는 것이다. 매우 간단한 아이디어 하나로, 기다리는 승객은 만석에도 불구하고 탈 것인지 잠깐의 고민 후 버스를 세울 것을 선택할 수 있고, 기사님은 매번 좌석없다는 멘트를 하지 않아도 되며, 타고 있는 승객들은 불필요하게 버스정류장에 서서 실갱이하는 시간을 벌 수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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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둘) 좌석 손잡이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가만히 좌석에 앉은 사람에게 필요하다기 보다는 서 있는 사람에게 필요하다. 서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손잡이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딱히 손잡이가 없어서 좌석의 윗 부분, 즉 앉은 사람의 머리가 닿는 부분 위쪽을 덥썩 잡거나 벌서는 것처럼 손을 들어 천장에 달린 바를 잡아야 한다. 이러나 저러나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대만여행할 때 눈 여겨 보았는데, 복도 쪽에 옆으로 난 손잡이가 있어서
서서 버스를 타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었다. 그립감 좋게 인체공학적으로 만들어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

(제안 셋) 손잡이만으로 피곤한 몸을 가눌 길 없는 서있는 승객들을 위해 복도쪽 좌석 옆쪽에서 바 형태 또는 보드 형태의 지지대를 좌석 옆면에서 끼웠다 뺐다 할 수 있으면 어떨까? 정체가 길어지거나 논스톱 구간에서는 복도에서도 자리를 거의 옮기지 않는데, 약 30분 가까이 서 있어야 하는 그들이 잠시 몸을 기댈 곳이라도 있으면 조금 더 편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일년에 많지는 않지만, 명절 전후라든가 하는 정체가 굉장히 심해지는 때에는 분당 집까지 약 2시간이 걸려서도 가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이런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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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넷) 서 있는 사람들은 가만히 서 있는 것도 힘든데 짐까지 들고 있어야 한다. 출퇴근 길에 가방을 매고 출근하다보니 어깨는 더 아파오고 근무시간 내내 컴퓨터 작업으로 힘든 팔과 어깨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일반버스보다 요금도 더 냈는데, 앉아서 못가는 건 감안하더라도 짐이라도 편히 놓을 수 있다만 얼마나 좋을까? 좌석이 놓인 부분 위쪽 공간을 활용해서 지하철처럼 짐을 올려둘 수 있는 선반이 있으면 좋겠다. 서서 가시는 분들도 잠시 짐을 내려두고 편히 가실 수 있기를..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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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cando.tistory.com BlogIcon 격물치지 2007.11.14 17: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소소하지만 따뜻한 아이디어군요 ^^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7.11.14 18:42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일상을 살짝 비틀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니, 아직은 뇌에 말랑말랑한 부분이 있는 모양입니다.

  2. Favicon of https://keen-knife.tistory.com BlogIcon 킨나이프 2007.11.14 20: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세상사 모든 일이 좋은 쪽으로 변하기길 기원할뿐입니다. ^^ 위, 좋은 아이디어네요 밝고 아름다운 세상. ^^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7.11.15 09:25 신고 address edit & del

      살펴보면 세상은 살만한 곳인데 말이에요. 나쁜 뉴스가 더 잘 들리다 보니 살기 어렵다고 느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감질거품님도 go go!

  3. Favicon of https://keen-knife.tistory.com BlogIcon 킨나이프 2007.11.15 11: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쁜소식이 더 강렬해서, 슬픈 이야기가 강렬해서 뇌리에 팍팍 꽂히기에 그런걸지도 모르죠. 좋은 소식이 있더라도 약간만 인식하니, 칭찬보다 비난이 더 맘에 걸린다고 하잖아요. ㅎㅎㅎ. 전 그런것보다 '진실'을 알고 싶지만. 뭐랄까-탐정이 된 기분~^

    • Favicon of http://juejenny.tistory.com/3 BlogIcon 至柔제니 2007.11.15 13:14 address edit & del

      감질거품님을 진실을 찾는 탐정으로 임명합니다~ ㅋㅋ

  4. Favicon of https://sshong.tistory.com BlogIcon 혜민아빠 2007.11.30 13: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쓰고나니 비슷한 생각을 하는분이 있었군요.
    와보니 제니님이시네요.

    트랙백 걸고갑니다. 전 얼마전 '고속도로 통행권에 복권을 붙이면 정말 좋겠네' 에서 보고...맞아 했거든요.

    글 잘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7.12.02 11:19 신고 address edit & del

      혜민아빠님, 늘 글 보면서 도전받곤 합니다. 세상을 보는 눈을 글로 쓸 수 있는 자신감을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 2007.12.10 23:53 address edit & del

      비밀댓글입니다

2007. 11. 7. 09:13

Here and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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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북리뷰 <커피 위즈덤>의 제 7 원칙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림을 아침부터 누가 보내주어서 공유합니다. :)

P.S.) Thanks, 혜림씨.

Source by 광수생각 + 커피 위즈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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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keen-knife.tistory.com BlogIcon 킨나이프 2007.11.10 13: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때~라고 후회할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그 당시엔 그것이 최대한의 노력이었겠지요. 라고 생각해요.
    되도록이면 후회의 감정으로 돌아서지 않으려구요. 나하하..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7.11.11 11:50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럴 때도 있죠. 어쩐지 조금 더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때 더 후회가 되는 것 같더라구요. ^^

  2. Favicon of https://keen-knife.tistory.com BlogIcon 킨나이프 2007.11.13 10: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혹, 타임머신이 있다고 해도... 고치려할수록 일은 더 꼬일것만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애니메이션)'을 봐버려서일런지. ㅋㅋ

    • Favicon of http://juejenny.tistory.com/3 BlogIcon 至柔제니 2007.11.13 16:49 address edit & del

      아쉽게도 저는 그 애니를 못봐서... 재밌나봐요.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

2007. 11. 6. 23:24

[Book Review] 커피 위즈덤 (Coffee Wis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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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위즈덤.. 제목 참.. 너무 정직하다. 간단히 말하면 이 책은 커피 이야기와 인생의 지혜(위즈덤)이 녹아있는 책이다.

내 어린시절 커피는 먹지말아야 할 금단의 열매같은 존재였다. 엄마 옆에 쪼르르 가서는 '한 모금만~' 하면서 다방커피를 얻어먹었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리곤 학창시절에 졸리다면서 먹었던 자판기 커피. 기계의 비율에 따라서 맛이 달라서 선호하는 기계가 생기기도 했다. 동전 몇 개가 가져다 주는 행복이란.. 그 다달한 커피에 잠이 달아난다고 철썩 같이 믿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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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어느새 별다방 콩다방 기타 등등의 커피숍이 생기면서 다방커피는 촌스럽다고 생각되었고, 세련되게 아메리카노를 부르짖었고, 더 달디 단 카페모카에 카라멜 마키아또를 부르짖으면서 당분 과다섭취는 물론 과체중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어느새 나는 카푸치노의 담백함을 좋아하고 아메리카노의 깨끗함을 다시 좋아하게 되었으며, 커피콩의 원산지를 따지고, 씁쓸한 매력을 곱씹게 되었다. 핸드드립 커피의 매력도 알아가고 있다.

커피를 맛있게 먹는 법에 인생의 지혜를 담아 완성한 이 책은 커피 한잔씩 기울이면서 한 챕터씩 읽으면 좋을 법한 책이다. 급히 먹는 물에 체하기도 하는 것처럼 인생의 지혜도 곱씹고 되새김질해 내것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법이니까 말이다.

제 1 원칙: 재가열한 커피는 쓰다(Reheating causes bitterness) - 과거를 재탕하지 마라
과거는 과거일 뿐. 내가 왕년에로 시작하는 구닥다리 과거는 잊어라. 씁쓸한 기억으로 몸서리치는 과거든 화려한 성공에 탄탄대로를 달리던 과거든.. 과거는 과거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에 책임은 나에게 있다. 우리는 비록 우리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반응 방식, 즉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제 2 원칙: 막 갈아낸 원두를 사용하라(Start with fresh grounds) - 실수를 되풀이하지 마라
한 번 실패는 병가지상사다. 그러나 반복되는 실수는 곤란하다. 부정적인 악순환의 꼬리는 얼른 잘라내야 한다.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 실수를 한 순간에도 자신을 자책하면서 코너로 몰아세우지 마라. 실수를 저지르는 순간조차도 자신을 가치있는 존재로 믿는 것이 필요하다. 실수를 통해서는 실패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내서 개선시키면 된다. 탄력적인 사람이 성공한다. 수많은 실패 가운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사람에게 성공은 찾아온다. 우리가 잘 아는 해리슨 포드, 비틀즈, 월트 디즈니, 마틴 루터 킹 등과 같은 성공한 사람은 실패와 실수 가운데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도전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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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원칙: 가장 적합한 굵기의 원두를 사용하라(Use the correct grind) - 할 수 있는 일은 제대로 하자
바라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바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약점은 개선하며, 성공을 위해 마음을 열고 한발짝 한발짝 걸어단다. 노력하는 이에게 인생은 방긋 웃을 것이다. 근심 걱정은 금물이다.

제 4 원칙: 고품질 원두과 신선하고 차가운 물을 사용하라(Use high-quality beans and fresh, pure, cold water) - 아주 특별한 나를 당당히 표현하라
커피의 주재료인 물과 원두가 좋을 때에 커피 맛이 좋은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좋은 재료가 필요하다. 우리 인생의 주재료는 당연히 우리 자신이다. 후줄근하고 낙담에 찌든 우리가 아니라 자신을 믿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우리 각자 말이다. 되고 싶은 모습을 생각하고 그를 위해 노력하면 그런 모습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반짝이는 자신을 가꾸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과거의 내모습과 미래에 내가 그리는 내 모습 사이의 갭을 메워가다 보면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게 된다.

제 5 원칙: 황금비율을 찾아라(Get the proportions right) - 이성과 논리 안에 인생을 가두지 마라
물과 원두도 최상의 비율(물 6온스에 분쇄 커피 2 테이블스푼)이 있듯이 인생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극복의지와 책임감에 대해 설파한다. 극복의지는 설령 가능성이 희박할지라도 견디어내는 용기를 말하고, 책임감은 어떤 상황에 처하든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을 말한다. 가장 큰 책임감으로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을 꼽는다. 완벽이라는 이름으로 괴롭히고 있는 자신에게 불완전한 인생을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현실에 발을 붙인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어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대접하듯 자신을 대접하고 격려하고 믿어주면 찬란하게 빛나는 인생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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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원칙: 끓는 물에 우려낸 커피는 쓰다(Boiling destorys the flavor) - 자신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조절하라
스트레스가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다스리느냐가 관건이다. 모든 일에 균형과 중용이 필요하다.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 아주 잠시라도 일을 멈추고 온몸의 근육을 이완시켜보자. 명상, 요가, 단전호흡, 수련... 호칭이 무엇이든 잠시 생각을 멈추고 몸을 이완하고 숨을 고르며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 가슴과 영혼의 균형을 찾도록 한다. 업무나 개인사에 있어서도 책임감이 필요하지만, 우리 몸과 정신, 가슴과 영혼도 돌봄이 필요하다. 내면의 소리와 외면의 소리에 귀기울여 양쪽이 균형점(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귀를 기울이고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 7 원칙: 뜨거울 때 마셔라(Drink it while it's hot) - 밝은 미래가 오리라는 확신을 가져라
지금, 그리고 여기를 살자. 커피를 원샷하기 보다는 그 맛과 향을 온전히 즐기는 것을 권하듯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든지 슬프고 힘겹든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즐기자. 이제까지 제 1 원칙부터 제 6 원칙에서 세운 모든 생각들을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앞으로 나아가자.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 Are you happy?


지은이: Theresa Cheung
출판사: 서울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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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1. 23:00

[Book Review] 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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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읽던 여행ing를 소개하면서 말미에 책의 한 부분을 발췌해 소개했던 책<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을 읽고서 이제야 정리를 할 여유가 생겼다. ^^;

여행이라는 말을 한 마디도 꺼내지 않고서 사람의 마음에 불씨를 옮기고 서서히 불타오르게 하는 첫 마디.

"왜 꿈만 꾸는가.. 한번은 떠나야 한다. 떠나는 건 일상을 버리는 게 아니다. 돌아와 더 잘 살기 위해서다"

그래, 다시금 나는 꿈을 꾸어보겠다는 생각을 먹게 되었다. 일상을 버리는게 아니라 돌아와 더 잘 살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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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카오산이 어느 도시와 나라에 있는 곳인지 조차 알지 못했다.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뭐 어떻다는 말인가? 배낭여행객들의 천국? 외국인이 득시글한 그 곳에 대해 나는 책을 통해 아는 것이 다인 지금에도 24시간이 후끈한 열기 속에 움직인다는 그곳을 어렴풋이 그려낼 뿐이다. 저자 박준이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그곳은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곳이며, 나른하면서 뜨거운 "이상한" 거리였다. 그러나 그 곳에서 여행은 곧 일상이 된다는 사실에 나는 마음이 동하고 있었다. 마치 100m쯤 떨어진 도화선에 불씨가 옮겨붙은 것처럼 책장을 넘기는 내내 마음이 점점 훈훈해지고 언젠가 펑하고 터질 그때가 다가옴을 느끼고 있었다.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이라는 부제에 충실하게 태국의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적은 이 책에는 다큐멘터리에서 다루지 못했던 뒷 얘기들과 함께 여행, 특히 6개월 이상의 장기여행을 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4년간 꿈꾸고 준비한 세계여행을 떠난 젊은 한국인 커플, 태국 시골에 유학 온 17살 미국 소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다는 38살의 독일인, 여행이 길어지자 일하는게 그리워졌다는 사람, 쉰이 넘어 배낭 메고 아내와 여행을 떠난 남편, 학교를 자퇴하고 인도로 간 17살 한국인 여고생.. 그들은 평범한 우리와 같은 사람(a person like me)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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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에 소개된 여행에 대한 단상. 자기가 살아야 할 곳에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을 찾아 돌아다니는 것이 여행이라는 것.

어떤 이는 2년, 또는 5년을 계획하고 어떤 사람은 6개월을, 또 다른 사람은 17개월을... 별다른 계획없이 이곳이 좋으면 2개월간 머물다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일주일씩 계획한 곳을 다니기도 하면서 이들의 여행은 그렇게 자기가 살고 싶은 곳을 찾아 돌아보는 것처럼 계속되고 있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들은 담백했다. 과장된 것도 감추는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그들 자신의 모습인 것에 익숙해진 것처럼. 더이상 가면을 쓸 필요가 없는 그들은 하고 싶은 걸 하고 말하고 싶은 걸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여행에 오게 되었는지, 여행이 의미하는게 뭔지, 어떤 걸 느끼고 깨닫게 됐는지, 각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고 깨달은 것은 모두 달랐다. 하지만, 공통적인게 있다면 그건 바로 인생의 의미에 대해 깨닫는 계기가 되고 자신에 대해 보다 잘 알게 된다는 것.

더불어,
소박한 아름다움과 행복에 대해 눈을 떠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거창하고 비싼 음식을 바라지도 않았고, 현지인들의 소박한 행복을 보면서 더 나은 환경에 사는 자신의 행복은 어떤지 돌아보는 사람들이었다. 인생이라는 여정의 길 가운데 만난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자신의 빛깔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들 덕분에 현재의 내 생활에 감사하고 만족할 수 있었고, 그들 덕분에 나는 또 한번의 여행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지은이: 박 준
출판사: 넥서스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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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20. 23:45

영화 <내니 다이어리>로 본 면접과 직장생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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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출신 컨츄리 알바생 '애니', 뉴욕에서의 꿈같은 직장생활을 그리면서 회색 정장을 입고 면접을 위해 길을 나선다. 그러나 그녀가 내린 곳은 지하철 몇 정거장의 거리가 있는 엉뚱한 곳.
 
제니's 팁: 허겁지겁 도착하는 면접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면접 시간 약속을 못지키는 사람에게 다른 더 큰 약속을 잘 지키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 약속시간 보다 약간 더 먼저 도착해 자신의 마음을 고르고 준비한 다음 면접시간에 맞춰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 너무 일찍 도착하게 되면 면접관이 다른 업무진행에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

 

면접관과 마주앉은 애니. 그녀에게 떨어진 첫 질문은 자신을 소개해 보라는 간단한 질문, 그러나 그녀는 답을 하지 못한다.
제니's 팁:
  자신을 소개하는 것을 가장 기본 중의 기본. 자신을 아는 것은 단순히 자신을 잘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애니의 경우에는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돈이 안되는 인류학 공부를 계속 하는 것이었다)을 발견하는 기초 위에 자신의 장점과 단점(강점과 약점)을 알고 자신을 잘 표현(selling)할 줄 아는 것이다.

나는 자주 면접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형용사로 다섯 개 대보라고 한다. 이제까지 수십명은 족히 봐왔는데, 대답은 언제나 그렇듯 내 기대와는 다른 재미(?)난 대답들이 많다. 형용사가 아닌 동사나 명사를 대는가 하면, 현재의 본인이 아닌 미래에 되고 싶은 모습을 장황하게 설명한다든지, 비슷비슷한 형용사를 대거나, 다섯 개를 채우기 버거워하기도 한다. 때로는 정말 예상하지 못한 형용사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몇 개만 소개하면... 엉뚱한, 고집 센, 게으른, 성실하고자 노력하는, 호기심이 많은.. ^^; 이런 대답은 소개팅에서도 안 먹힐 것 같은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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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네살짜리 꼬마를 구해주면서 내니 제안을 받게 된 애니. 이게 웬 떡(a piece of cake)이냐 싶어 덥썩 집어들고 한 입 베어물지만, 좋아하던 것도 잠시 산(그레이어) 너머 산(미세스 X)이 기다리고 있다.
제니's 팁: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다. 주 5일 근무에 정시에 출퇴근 하고 높은 봉급에 인센티브 잘 주고 함께 일하는 상사와 동료 모두 인간성이 좋으면서 자기계발을 장려하고 지원해주고, 언제든 원하는때 휴가를 보내주고,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며, 일과 개인적인 삶의 균형을 맞춰주며 주위 사람들이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직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직장이 있다면 왜 너도 나도 그 직장에 들어가지 않겠는가?

 

미세스 X의 시시콜콜한 지시, 시도때도 없는 개인적인 부탁, 사생활도 없이 들볶이는 애니. 이건 내니라기 보다는 집사로 취직이 된 것 같다.
제니's 팁: 사생활도 없이 들볶아 대는 상사의 지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가? 본인이 생각했던 직장생활과 다르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먼저 직장상사와 대화를 시도한다. 뒤에서 험담을 하거나 신세를 한탄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본인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하고 있다면 업무환경이나 초과근무, 또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 대화로 풀어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 또는 회사의 상황을 넘겨짚거나 어설프게 사표를 준비하는 것은 금물.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른 방법이 없을 때를 빼놓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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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내니로서의 삶에 들어온 네 살박이 악동 그레이어. 좀체 통제가 안되는 이 악동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제니's 팁:  진심은 통한다. 짓궂은 장난을 이어가는 그레이어에게 애니는 그저 자신을 거쳐가는 여러 명의 내니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지만 진심으로 그레이어를 염려하고 챙기는 애니의 진심에 그레이어도 마음의 문을 열고 좋아하게 된다. 진심은 그레이어만 움직였던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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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때려 치우라는 하버드 훈남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그 마귀할멈한테 애를 맡길 순 없어'라고 말하는 애니

제니's 팁:  혹 당신은 워커홀릭은 아닌지? 한평생 그레이어를 키울게 아니라면 언젠가는 이별의 시간도 있는 법. 힘들다고 때려 치우는 무모함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그렇게 시달렸는데도 불구하고 친엄마인 미세스 X를 믿지 못하며 내가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애니처럼 되지 않기를.. 세상에 내가 아니면 안되는 일이란 없다.

 

미세스 X의 요청에 퇴사논의를 미루면서까지 동행한 휴가. 그곳에서 미스터 X로부터 부적절한 대우(그녀에게 추파를 던지려 했다)를 받은 애니.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미세스 X는 그녀가 미스터 X에게 꼬리를 쳤다고 오해하는 상황.
제니's 팁:
  이성의 상사가 이래도 문제가 되지만, 오해를 받는 것은 더 억울한 상황이다. 억울하지만 입을 꼭 다물어야 할까? 애니가 선택한 것은 조용히 집으로 돌아와 몰래카메라에 대고 속시원히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것이었다. 현실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애니는 진심으로 미세스 X의 입장에선 직언과 충고를 얘기했다. 그 결과는? 화려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었던 미세스 X는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묵인하고 남편으로부터 부적절한 대우를 받으면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외면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어쩌면 너무도 빤한 결말처럼 남편과 이혼하고 악동 그레이어와 알콩달콩 모자의 정을 쌓아간다. 꾸미지 않은 진실 앞에 장사없다.

'내니 다이어리'는 미국 뉴저지 출신의 초보'내니'인 애니가 뉴욕의 상류사회를 경험하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 참된 가족애와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영화일 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올 준비를 하는 졸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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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hne 2007.10.25 16:17 address edit & del reply

    넘 재밌게 정리해서 순식간에 초집중하여 읽었어용~~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7.10.28 21:45 신고 address edit & del

      ^^;;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 :) 주말 본의 아니게 바빠 요즘 포스팅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2. bonnejunah 2007.10.26 13:46 address edit & del reply

    우왓~제니!!넘 프로페셔널한 팁이야^^난 이영화보면서 애키우기 힘들다는 생각만 가득 담아왔는데;;;멋져멋져*^^*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7.10.28 21:46 신고 address edit & del

      준아~! 고마웟.. ㅋㅋㅋ 내눈엔 꼭 그런게 보이더라.. 멋진건 아닌거 같아.. :)

  3. 아홉가지 2008.02.04 22:43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잼있어요 ㅋㅋ

  4. 박양 2008.02.07 16:40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게 잘 읽었어요 :D
    정말 귀에 쏙 들어오는 멋진 조언이군요 :)

    • Favicon of https://juejenny.tistory.com BlogIcon 至柔제니 2008.02.07 19:35 신고 address edit & del

      박양님, 재밌게 잘 읽었다니 저도 기뻐요. :) 귀에 쏘옥 들어오나요? ㅋㅋ 쓰고 났을 때의 기쁨 보다 읽고나서 재밌어 하시는 분들의 댓글을 볼 때 더 기쁘네요.

  5. 밀감돌이 2008.02.17 17:18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이 재밌어서 영화도 무지 재밌겠어요 ^^

  6. Favicon of http://www.edhardysale.org.uk BlogIcon ed hardy uk 2011.01.11 19:09 address edit & del reply

    역할에 대해서는 외면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어쩌면 너무도 빤한 결말처럼 남편과 이혼하고 악동 그레이어와 알콩달콩 모자의 정을 쌓아간다. 꾸미지 않은 진실 앞에 장사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