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3. 4. 00:26

至柔제니

至柔(지유).. 부드러움에 이르다.

두 해 전쯤 음식평론을 하시는 선생님과 업무상으로 알게 되었고, 그 분과 업무며 삶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가끔 연락을 드리고 뵈었다.

선생님이 내게 작년 2월에 본인이 쓰신 책을 선물해주시면서 책 앞쪽에 몇 마디 써주셨는데, 나를 보실 때면 이 단어가 생각난다면서 이름 앞에 붙여주신 글귀가 '至柔'다. '부드러움에 이르다'라는 뜻이 너무 맘에 들어 호를 삼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후 메신저에 '至柔'라는 호를 쓰고 있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다. 병법서인 '황석공소서'의 '유능제강 약능승강(柔能制剛 弱能勝强)’에서 나온 말이다.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기고, 약한것이 강한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세상에 부드럽고 약하기로는 물보다 더한 것이 없다. 더구나 견고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데는 능히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말했던 노자. 부드럽고 약한 물방울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폭포의 가공할 위력에 견고한 바위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패이고 만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능히 이를 행하지는 못한다는 도덕경의 글귀가 생각난다.

언제부터인가 이 말이 마음에서 좋아지고, 닮고 싶은 말이 되었는데, 아마도 아주 조금씩 나 자신을 빚어가면서 닮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영향력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나의 바람을 담은 호. 멋진 호를 선사해주신 金順慶 선생님께 감사하고, 호를 닮아가는 사람이 되도록 더 애쓰겠습니다.


* 호: 본명이나 자 이외에 쓰는 이름. 허물없이 쓰기 위하여 지은 이름이다. ≒별명(別名)·별호(別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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