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5. 10. 23:14

369증후군, 대나무의 성장을 기대하세요

직장생활 하다보면 369증후군이라는게 있다고 해요. 입사 후 3개월, 6개월, 9개월, 3년, 6년, 시간에 이르면 지치고 뭔가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증상이래요. 오늘 여기저기 많은 미디어에서 소개했더라구요.

직장생활 쪼~끔 해본 저도 많이 느꼈었죠. 지치고, 스트레스 받고,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남의 떡이 커 보이도, 때로 내 길이 아닌 것 같고, 능력이 모자라는 것 같기도 하고, 저평가 받고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러다 보면 무기력해지고 신경질도 좀 나는 것 같구, 우울하다는 말을 달고 살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거나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올해를 맞으면서부터 이상하리만치 편안해지는 걸 느끼기 시작했어요. 2001년도 12월부터 정식 직장생활이 시작했으니 만 5년을 지나 6년차를 맞는 시점쯤 되네요. 작년에도 조금씩 안정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올해는 제 삶의 모든 부분에서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환경도 일도 익숙할 만큼 익숙해져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산을 하나 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산을 넘었다고 새로운 산이 나타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힘들게 산을 넘어본 사람만이 느끼는 여유와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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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을 동료랑 나누다가 문득 이렇게 성장하는 과정이 대나무의 성장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는 대나무마디 같아서 정체되는 것 같고 힘들고 아프지만, 그 시기를 잘 다독여 견뎌내고 나면 한 마디쯤 부쩍 성장하게 되잖아요.

다음 번 마디가 올 때까지. 마디는 다시 오지 않는 게 아니라 다시, 그리고 또 다시 돌아오죠. 매번 같은 강도나 똑같은 문제로 오지는 않지만, 한 번의 마디를 만들고 성장하는 것이 힘들 뿐 잘 겪어내고 성장한 후에는 다음 마디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너끈히 이겨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꼭 챙겨야 할 것 하나.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넘어지지 않으려면 단단한 뿌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 기반이 없는 키 큰 대나무는 바람에 넘어지고 말죠. 바람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바람을 타고 넘실대려면 그만큼 튼튼한 기반인 뿌리가 있어야 해요.

혹시 지금 369증후군에 힘들어하고 있지는 않나요? 먼저 뿌리를 점검하시고, 마디를 만들고 난 후에 쑤욱 성장하게 될 한 뼘을 기대하세요. :)

참고기사; 직장인 73%, “3.6.9 증후군 경험했다”

Trackback 2 Comment 6
  1. Favicon of http://jiself.com BlogIcon Ji@self 2007.05.11 07:48 address edit & del reply

    직장생활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369증후군을 경험하고 있답니다.

    최근 자양분을 먹을수 있는 뿌리가 토양에 내려가기도 전에 꽃을 피우라는 일들이 비일비재로 발생하며, 힘들어지고 있네요.

    뿌리뿌리

    • Favicon of http://juejenny.tistory.com/3 BlogIcon 至柔제니 2007.05.11 08:58 address edit & del

      369는 30년이 되도 올 것만 같아요. ㅎㅎ
      뿌리가 토양에 내려가기도 전에 꽃을 피우라는 말이 가슴 아프네요. 든든한 뿌리를 꼭 확보하셔서 비바람에도 넘어지지 마세요.

  2. Favicon of http://www.careerblog.co.kr BlogIcon 커리어블로그 2007.05.11 10:3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복병이죠? 요샌 개월수도 모자라 시간 단위로 오는거 같아 두렵습니다. ㅋㅋ 커리어블로그가 추천포스트로 담아갑니다. ^^

    • Favicon of http://juejenny.tistory.com/3 BlogIcon 至柔제니 2007.05.11 19:00 address edit & del

      시간 단위로 온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습니다. 저와 제 앞의 동료도.. ㅋㅋ 소개 감사합니다. :)

  3. Favicon of http://ddmode.tistory.com BlogIcon dreamermaria 2007.05.11 10:5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최근에 설교를 들었던 '고난 뒤의 영광, 고난은 또 다른 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준다'는 말이 생각이 나네요. 많은 인생의 선배들은 그 마디를 잘 넘기고 뿌리를 깊이 내려, 그 마디의 순간에 봉착한 후배들에게 자신의 뼛속 깊은 깨달음을 나눠주시곤 하죠. 그런 선배님들을 뵐 때 마다 그 깊이를 느끼곤합니다. 요즘 올려주시는 글들이 너무 좋습니다 >_<*

    • Favicon of http://juejenny.tistory.com/3 BlogIcon 至柔제니 2007.05.11 19:01 address edit & del

      dreamermaria님, 아직도 부족하기만 한데.. 뼛속 깊은 깨달음이라는 말에는 근접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글이 좋다니 기쁘네요. ^^